1976년에 열린 와인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프랑스 와인 업계의 자존심을 박살내버린 대사건이다. 어떠한 제품의 퀄리티를 결정짓는데 있어 이미지와 브랜드 효과가 얼마나 큰지 실증한 유명한 사례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원래는 트로이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파리스의 심판'을 뜻하는 표현이나, 'Paris'를 이용한 언어유희로 쓰이며 이름이 굳어졌다.
1976년 파리의 한 호텔에서 평론가 11인들이 미국 와인과 프랑스 와인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하게 된다. 공정을 기하기 위해 평론가 11인 중 9인이 프랑스인으로 선발되었고, 나머지 두 명은 이 테스트를 개최한 스티븐 스퍼리어와 그가 프랑스에 설립한 와인 학교의 미국인 원장 Patricia Gallagher이었다.
언뜻보면 불공정하다고 보일 수 있으나, 애초에 블라인드 테스트라 어느 게 프랑스 와인인지 알 길이 없으니 편파판정의 우려는 없었다. 또한 누구도 미국 와인이 이길 리가 없다고 믿고 있었기에 편파판정을 할 생각조차 없었다. 미국 와인업계 입장에서도 "우리가 제법 많이 성장했으니, 종주국 프랑스로부터 한번 배우는 자리를 가져보자" 수준으로 나섰으니 손해볼일은 없었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와인 업계에서 높으신 분들이었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의 시음 결과를 동시에 발표하려고 했으나, 레드 와인의 시음 준비가 늦어지는 관계로 화이트 와인의 시음 결과만 먼저 발표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결과는 모두의 예상 밖이었다.
결과
시음을 맡았던 심사위원들은 모두 뒷목을 부여잡는 일이발생한다. 미국의 화이트 와인이 프랑스의 것보다 좋다는 결과가 나와버린 것이다. 게다가 상위 5위권안에 미국산 와인이 무려 3개나 포함되어 있었다. 시음 전까지만 해도 "그깟 미국 와인이 위대한 프랑스 와인의 적수가 될 턱이 없다."고 생각했던 전원이 바짝 긴장한느 계가기 되었다. 그리고 시음장의 분위기는 팍 가라앉았다.
타임지의 기자 조지 M. 테이버는 화이트 와인 시음에서 평론가들이 위대한 프랑스 와인이라고 평가한 것이 사실 캘리포니아 와인이었고, 향이 없으니 캘리포니아 와인이라고 했던 것은 몽라셰였음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게 되었다. 와인 세팅을 도왔던 소믈리에들은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의 수석 소믈리에가 캘리포니아 와인에 프랑스 와인보다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고 한다.
그리고 뒤이어 레드 와인의 시음을 진행했는데, 이때 심사위원들은 미국 와인이 1등을 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대동단결하여 조금이라도 미국산이라는 의심이 가는 와인에는 가차없이 낙제점을 주고, 프랑스 와인에는 점수를 팍팍 준 것이다.
그리고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화이트 와인을 심사했을 때보다 프랑스 와인이 점수를 많이 얻었으며, 1등부터 4등까지는 4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심사 당시에 그랑크뤼 2등급이었던 샤토 무통 로쉴드는 1위와 1.5점 차이로 2위를 차지하며 선전하게 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1등을 차지한 와인은 미국의 Stag's Leap Wine Cellars 1973으로 발표된다. 미국 와인이 감히 프랑스 와인을 꺾는 어마어마한 대이변이 생긴것이다. 가격으로만 봐도 2위 Chateau Mouton Rothschild의 가격이 Stag's Leap Wine Cellars의 3배가 넘었기 때문에 이 사건을 계기로 와인업계의 쇼크는 엄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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